본문 / 신명기 20 : 10 ~ 20

본문은 이방 족속들과 전쟁을 해야 할 경우 지켜야 할 전투 수칙이다. 이방 족속을 두 경우로 나눈다. 가나안 족속과 가나안 족속이 아닌 이방 족속이다. 10~15절을 가나안 족속이 아닌 이방 족속과의 전쟁에서 지켜야 할 수칙이고, 16~18절은 가나안 족속과의 전쟁에서 지켜야 할 수칙이다.

먼저 가나안 족속이 아닌 이방 족속과의 전쟁에서 지켜야 할 수칙을 살펴보자.

10절. “네가 어떤 성읍으로 나아가서 치려 할 때에는 그 성읍에 먼저 화평을 선언하라”

전쟁하기 전에 먼저 화평을 선언하라 한다. 이는 화친을 제안하라는 말이다. 화친을 제안하였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경우와 이를 거절하는 경우에 따라 대응방법을 달리하라 하신다. 화친을 받아들이면 그들에게 조공을 바치게 하고 이스라엘을 섬기도록 하라 한다. 화친을 받아들이지 않고 싸우려 하면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 먼저 성을 에워싸야 한다. 그 상태에서 하나님이 그 성읍을 이스라엘 손에 넘기시면 전투에 돌입한다. 전쟁에서 남자는 다 죽이고, 여자와 아이, 가축은 노예와 전리품으로 취하라 한다.

다음으로 가나안 족속과 전쟁할 경우 지켜야 할 수칙을 살펴보자.

16,17절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이 민족들의 성읍에서는 호흡 있는 자를 하나도 살리지 말지니 곧 헷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을 네가 진멸하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명령하신 대로 하라”

가나안 족속과의 전쟁에서는 호흡 있는 자를 하나도 살리지 말라 한다. “진멸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가나안 족속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헷 족속, 아모리 족속, 가나안 족속, 브리스 족속, 히위 족속, 여부스 족속’ 모두 여섯 족속이다. 이건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이다.

왜 다른 이방 민족과는 다르게 가나안 족속에게만 진멸하라고 하시는걸까? 18절에서 그 이유를 밝힌다.

“이는 그들이 그 신들에게 행하는 모든 가증한 일을 너희에게 가르쳐 본받게 하여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게 할까 함이니라”

가나안 족속을 진멸하라 하신 것은 가나안 족속이 행하는 가증한 일 곧 우상숭배를 비롯한 부정한 행습을 이스라엘이 배워 가나안 족속이 범한 죄를 똑같이 범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다.

오늘 본문에서 가나안 족속이 아닌 이방 족속과의 전쟁에서 전투에 임하기 전에 먼저 화친을 제의하라 한다.

당시에는 전쟁이 일상이었다. 전쟁만큼 쉽게 이득을 보는 것은 없다. 무력으로 침입하여 재산을 빼앗고, 사람을 포로로 잡아 노예로 삼는다. 이보다 쉽게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전쟁이 능사가 아니다. 전쟁을 하면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상자가 발생하고, 많은 재산이 파손된다. 가옥과 농지가 불타고, 건축물들이 파손되고,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시설물이 파괴된다. 얻는 것이 많지만 또한 잃는 것도 많다.

전쟁을 하다가 승패가 나지 않아 중간에 휴전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에서 승패가 나지 않아 휴전을 하여 남북이 분단되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과 연합군 사이에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전쟁이 중단되었고, 베르사이유 조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전쟁이 종식되었다.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에서도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중단되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틴과의 전쟁도 휴전 상태로 접어들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휴전 협상을 진행하려고 한다.

휴전하는 경우는 승패가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편이 이익을 보았다고 할 수 없다. 전쟁을 치르면서 상호간에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전쟁하기 전에 평화적인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피할 수 있다. 평화적인 협상에 실패하고 불가피하게 전쟁해야 할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면 평화적으로 협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가나안 족속의 경우 평화적인 방법으로 화친을 제안하라고 하지 않는다. 진멸하라 한다. 죄악의 세력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 대상이다.

곰팡이를 그대로 두면 아무런 유익이 없다. 위생상 좋지 않고 병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집안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제거해야 한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죄악의 세력이 있다면 뿌리를 뽑아야 한다. 회개하고 돌이킨다면 받아들여야 하지만 독버섯처럼 해(害)를 끼친다면 제거하는 것이 옳다.

하나님께서도 노아시대에 타락한 인간을 물로 심판하셨고, 소돔과 고모라가 죄악이 관영하였을 때 불과 유황으로 심판하셨다. 마지막 주님 재림 때 예수님은 심판주로 오셔서 악한 영과 회개하지 않는 자들을 심판하시고, 의(義)의 백성들로 거룩한 나라를 세워 하나님 나라를 성취하신다.

교회에 이단과 악한 세력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용서하지 못할 죄는 없지만 회개치 않는 자는 하나님도 용서하지 않는다. 우리 교회가 거룩한 공교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 세상의 빛이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 교회가 말씀과 기도와 성령으로 거룩하여져서 이 세상을 거룩한 빛으로 밝히는 교회가 되도록 하자.

19, 20절에서는 전쟁할 때 나무를 찍어내지 말라 한다. 두 가지 이유를 말씀한다.

첫째, 과목은 먹을 수 있는 과실을 맺는다. 과목을 베는 것은 먹을 양식을 없애는 것과 같다.

둘째, 나무가 사람이 아니다. 전쟁은 사람과 싸우는 것이지 나무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적이 아닌 나무를 벨 필요가 없다. 나무를 베어도 되는 예외 규정이 있다. 성읍을 치는 기구를 만들 때다. 사다리를 만들거나, 성문을 부수는 공성퇴를 만들 때는 나무를 베어 사용할 수 있다.

전쟁할 때 자연 손실을 최소화하라는 말씀이다. 자연을 훼손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간다. 그러므로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 전쟁에서 생화학전을 막아야 한다.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원자탄을 사용하는 것도 금해야 한다. 그 후유증은 재앙이다. 이런 식의 큰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

전시 중에도 지켜야 할 윤리가 있다. 이를 무시하면 엄청난 불행을 자초한다. 전쟁에 무슨 윤리가 있나? 하고 반문할 수 있다. 아니다. 만약 민간인에게 공격하고, 중요한 생산 시절을 공격한다면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전시 중이라도 중요한 것을 지킬 줄 아는 윤리가 있어야 한다. 전쟁 자체가 최악의 상황이지만... 최악의 상황 중에도 소중한 것은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이 세상에 전쟁이 없는 평화가 정착하도록 기도하고, 전쟁지역에 빨리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날이 오도록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