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요한계시록 2 : 12 ~ 17

본문은 사도요한이 ‘버가모 교회’에 보낸 편지다. ‘버가모’는 내륙에 위치한 행정 도시로 교통의 요지였고, 상업과 무역이 발달한 아시아에서 매우 부유한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주전133년에 버가모가 로마의 속국이 되면서 이곳에 아우구스투스 황제와 로마 여신의 신전이 건축되었고, 이어서 제우스 신전, 아데나 신전, 디오니소스 신전, 세라피스 신전 등 많은 신전이 세워졌다. 버가모는 우상숭배와 로마 황제 숭배가 만연한 곳이었다.

13절. “네가 어디에 사는지를 내가 아노라 거기는 사탄의 권좌가 있는 데라 네가 내 이름을 굳게 잡아서 내 충성된 증인 안디바가 너희 가운데 곧 사탄이 사는 곳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나를 믿는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하였도다”

주님은 “너희가 어디에 사는지를 아노라” 하시며, 그곳은 ‘사탄의 권좌가 있는 곳’이라 한다. 예수님은 ‘버가모’가 어떤 곳인지 잘 아신다. 그곳을 ‘사탄의 권좌가 있는 곳’이라 하신다. 사탄이 권세를 쥐고 다스리는 곳이란 말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온갖 신전이 즐비하고, 많은 사람이 우상을 숭배하였다. 우상의 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곳에 버가모 교회가 있다.

버가모 교회에는 두 부류의 성도들이 있다. 유혹과 핍박이 많음에도 철저하게 믿음을 지킨 성도들이 있었고, 반면 우상의 영향을 받아 잘못된 길로 빠진 사람들이 있었다.

13절에서 예수님은 “...네가 내 이름을 굳게 잡아서 내 충성된 증인 안디바가 너희 가운데 곧 사탄이 사는 곳에서 죽임을 당할 때에도 나를 믿는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하였도다” 하신다.

예수님은 믿음을 지킨 성도들에게 하시는 칭찬의 말씀이다. 내 충성된 증인 ‘안디바’가 이곳에서 죽임을 당하였음에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예수님을 굳게 붙잡았다고 한다. ‘안디바’가 어떤 인물인지 성경에서 추가적인 설명이 없다. 확실한 사실은 그가 예수님의 충성된 증인이었다는 것과 그가 순교했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이 안디비를 ‘내 충성된 증인’이라 하신다. 이를 보면 안디바는 예수님을 증거하는 증인의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다가 순교하였다. ‘안디바’는 주를 위해 살고 주를 위해 죽은 자이었다.

‘안디바’가 순교를 당했다는 것은 버가모 교회에 큰 회오리와 같은 박해가 불어닥쳤다는 말이다. 이런 일을 겪으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버가모 교회에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예수님을 굳게 붙잡은 성도들이 있었다. 예수님은 이들을 칭찬하셨다.

진정한 신앙인은 어려움이 닥칠 때 드러난다. 환난과 핍박이 닥칠 때 진정한 신앙인은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더욱 주를 의지하며 믿음을 지킨다. 하지만 참 믿음이 없는 자는 환난과 핍박이 닥치면 신앙을 저버리고 돌아선다. 이들은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하는지 다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칭찬받을 자를 칭찬하시고, 책망받을 자를 책망하신다. 우리는 늘 하나님을 의식하는 ‘코람 데오’의 신앙이 있어야 한다. 나의 모든 것을 하나님이 보고 계신다는 것을 의식하며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칭찬받는 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버가모 교회는 우상 숭배의 유혹과 핍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지킨 신실한 성도가 있었는가 하면 핍박을 두려워하고 우상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도 있었다.

14,15절 “그러나 네게 두어 가지 책망할 것이 있나니 거기 네게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발람이 발락을 가르쳐 이스라엘 자손 앞에 걸림돌을 놓아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였고 또 행음하게 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네게도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예수님은 버가모 교회를 향하여 “두어 가지 책망할 것이 있다” 하시며 너희 중에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다”고 하신다. ‘발람의 교훈’은 발람이 행한 일을 두고 한 말이다. 민22장 이하에 그 내용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요단 동편에 있는 아모리 사람들과 싸워 승리하자 이를 두려워한 사람이 있었다. 모압 왕 ‘발락’이다. ‘발락’은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향해 공격할 것을 두려워하여 ‘발람’ 선지자를 초청하여 이스라엘에게 저주를 내려달라고 부탁한다. 부탁을 받은 발람은 이스라엘을 저주하러 가는 도중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다. 여호와의 사자는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말하라” 하였고, 하나님은 발람에게 이스라엘을 축복하는 말을 하게 하였다. 이렇게 해서 이스라엘을 저주하려고 했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자 발람이 새로운 제안을 한다. 이스라엘로 하여금 우상을 숭배하도록 하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 하며 모압 여인들을 보내 이스라엘 백성을 유혹하여 음행하도록 하고 우상숭배에 가담하도록 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중 많은 사람이 이 미혹에 넘어갔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에 염병이 돌아 24,000이 죽은 비극이 일어났다.

예수님은 발람의 사건을 언급한 후에 이와 같이 너희 중에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가 있다고 한다. ‘니골라 당’은 영지주의 이단의 한 분파로 이들은 몸을 함부로 굴렸다. 자기 몸을 학대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행음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 성도들을 미혹하여 행음하게 하고, 그들이 만든 거짓 신을 섬기게 하였다. 사람을 미혹하여 행음하게 하고, 거짓 신을 섬기게 한다는 점에서 발람이 한 일과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버가모 교회 성도들 중에 니골라 당의 미혹에 넘어가 행음을 일삼고, 우상을 겸하여 섬기는 우를 범하는 사람이 있었다. 예수님은 이들의 잘못을 책망하며 회개를 촉구한다. “그러므로 회개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속히 가서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리라”

이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며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속히 가서 ‘내 입의 검으로 싸우겠다“ 하신다. 이는 회개치 아니한 자들을 버가모 교회에서 도려내겠다는 말씀이다. 예수님은 이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에게 사죄의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 하지만 회개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회개하지 않는 자는 결국 심판을 받게 된다.

예수님은 버가모 교회에 속한 두 부류의 성도들에게 각각 칭찬과 책망을 하셨다.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자를 칭찬하셨고, 니골라 당의 미혹에 넘어가 행음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자를 책망하셨다.

17절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감추었던 만나를 주고 또 흰 돌을 줄 터인데 그 돌 위에 새 이름을 기록한 것이 있나니 받는 자 밖에는 그 이름을 알 사람이 없느니라”

이기는 자에게 ‘감추었던 만나’와 ‘흰 돌’을 주신다고 한다.

‘만나’는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이 주시는 영생을 의미하고, ‘흰 돌’은 예수님의 이름이 기록된 구원의 증표를 의미한다. 이기는 자에게 영생과 구원을 약속하신다.

예수님은 우리가 칭찬받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 되길 원한다. 어떤 미혹과 핍박이 와도 끝까지 믿음의 길을 가서 예수님이 주시는 영생과 구원의 은혜를 받도록 하자.